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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건축지식

'층간소음 때문에 폭력까지...' 과연 건축 문제일까?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가만히 안 두고 싶어요. 살인사건 났잖아요.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그 심정이 이해 갈 정도에요.”

 

 

예전에 한창 이슈가 되고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

특히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0년도 1분기에 접수된 층간소음 상담은 7,697.

온라인신고와 전화신고를 합산한 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편히 쉬어야 하는 집에서 소음에 시달리는 문제를 겪고 있는데요

 

층간소음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세탁기, 청소기, 운동기구 등 가전제품 소리, 영유아 혹은 어린이가 울거나 뛰어다니는 소리, 대화소리, 의자 끄는 소리, 방문 세게 닫는 소리, 못질 소리, 악기 연주 소리 등

 

소음은 주관적인 관점에서 판단되기 때문에 층간소음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전적 정의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발생한 낮 40dB, 50dB 이상의 소음이라고 해요.

 

 

 

 

층간소음은 건축문제다라는 말도 예전부터 나오고 있는데요. 이 말이 사실일까요?

 

 

 

오늘은 층간소음의 건축적인 문제점들과 해결방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건축적인 문제점

 

층간소음이 건축 시

집의 구조적인 이유로 일어난다는 말이 많습니다.

 

그래픽 :  조숙빈 디자이너     출처 :  조선비즈  biz.chosun.com

 

바로, 벽식구조로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문제라는 의견입니다.

 

벽식구조는 기둥없이 천장과 벽이 바로 맞닥뜨리는 형태입니다. 슬래브 두께는 15센치.

따라서 위에서 소리를 전달했을 때, 아무리 바닥재가 좋아도 소음이 벽을 타고 흐르는 것이죠.

 

반면 기둥식 구조 아파트는 천장에 수평으로 설치한 보와 기둥이 천장을 받치는 형태입니다. 플랫슬래브 구조로 슬래브 두께는 25센치.

 

소음이 보와 기둥이 타고 분산되서 전달되는 정도가 적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둥식 구조는 벽식구조보다 소음차단률이 1.2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기둥식 아파트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 걸까요?

 

국내 신축아파트의 대부분은 벽식구조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공급된 500가구 중 98%(공동주택 중)가 벽식구조를 채택했어요.

 

 

이는 비용때문입니다. 시간비용과 물질적비용이 크기 때문이죠.

 

기둥식 구조는 85㎡기준 가구당 500만원 정도 공사비가 더 들고

 가구당 층고가 높아지면서 정해진 층수 안에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공사기간도 한달 이상 늘어나게 되죠.

 

 만약 건설사에서 이를 전부 부담하게 된다면 제조기간, 원자재 조달기간, 철판 설치 노무비, 화물운송비, 면적당 하중고려 등 리스크가 너무 커집니다.

 

또한 이 모든 걸 감수하고 시공하려 해도 건축주나 발주처에서 원치 않아하는 경우가 많죠.

같은 돈으로 팔 수 있는 상품이 줄어드니까요.

 

 

현재 층간소음을 규제하는 법적 기준은

 

-(벽식무량판)바닥두께 210mm이상 +성능인정

-(라멘구조) 바닥두께 150mm (성능인정은 자율)

 

그리고 주간 야간에 따른 데시벨입니다.

 

 

이를 두고 기준이 실효성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층간소음을 법적으로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과연 규제한다면 누구를 규제해야 할까요?

 

시끄러운 이웃? 건설사? 건축주?

 

이 또한 아주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     건축적 해결방안

 

구조 외에도 소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시공 시

다양한 방음재와 흡음재가 사용되고 있는데요.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폴리우레탄 (Polyurethane)

출처 : BDSHOP     bdshop.com

 

흔히 계란판흡음재로 알려져 있죠.

 

건축용에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폼의 두께는 100mm이상이며 두께가 두꺼울수록 흡음력이 좋습니다. 또한 18K 이상의 밀도로 사용되었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어요.

 

폴리우레탄의 큰 장점은 면적이 넓어서 두께가격에 비해 흡음에 유리해요.

 

 

 

폴리에스터 (Polyester)

과거에 많이 사용되던 유리섬유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제품으로, 현재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유리섬유 같은 경우 취급이나 운반이 어렵고 재활용 및 소각처리가 어려웠던 반면,

폴리에스터는 운반과 시공이 용이하고 100프로 재활용 사용 가능합니다. 또한 유리섬유와 달리 가루가 날리지 않아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죠.

 

흡음률은 유리섬유: 0.75~0.80NR, 폴리에스터: 0.75~0.85로 비슷한 편입니다.

 

 

 

암면(Mineral Wool)

출처 : KNAUFINSULATION  OEM.KNAUFINSULATION.COM

 

암면은 암석을 녹여서 실처럼 뽑아낸 흡음재입니다.

 

불에 타지 않고 사용범위가 넓어서 건축용산업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가느다란 섬유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소음이 미네랄 울에 흡수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공할 때 틈이 생겨 습기가 유입되면 곰팡이에 취약해지니 조심하세요.

 

 

 

 

 

이 세가지 외에도 많은 종류의 흡음재들이 있으니 장소의 특성, 가격, 성능대비

 잘 따져보고 선택하는 게 좋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흡음재와 별개로 층간소음은 아파트 구조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정부는 20227월부터 아파트가 건설된 후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층간소음은 더 이상 단순한 생활불편문제가 아니라

 이웃간의 폭력, 살인 등 사회문제로 확대되어가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아파트 생활이 많은 한국에서 위 아래 집간의 배려는 조금씩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